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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세시 명절음식에는 자연의 변화와 흐름에 순응하며 살아온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영양가가 풍부한 제철 식자재로 만든 음식은 조상들이 한 해를 버티는 든든한 힘이 되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먹는 떡국, 삼복더위를 이겨내는 보양식 삼계탕은 오늘날 우리 일상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절기음식이다. 하지만 이처럼 몇 가지 음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절기 음식은 서구화된 음식문화와 식자재의 모호해진 제철 구분으로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간단한 재료로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동그란 절기음식들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화전놀이는 진달래꽃이 만발한 산 중턱에 올라 서로 편을 나누어 화전가와 화전답가를 주고받는 놀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삼짇날 중전을 모시고 비원에 나가 옥류천가에서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진달래꽃을 얹어 화전을 부쳐 먹으면서 화전놀이를 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화전」 본문 중
화전은 꽃으로 음식을 해 먹었던 선인들의 낭만과 지혜를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대지의 계절인 봄이 만개하는 삼짇날 꽃을 따서 화전을 만들었으며 국화, 진달래 등 들판에 피어난 봄꽃이 주재료다. 먹을 수 있는 꽃이라면 모두 화전의 재료로 사용이 가능하며, 꽃이 없다면 미나리 잎이나 대추를 잘게 썰어 꽃 모양으로 만들어 연출할 수도 있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가니쉬용 식용 꽃을 활용해도 접시 위에 활력이 넘치고 생기가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쑥은 단군신화에 나오는 식물로 우리 민족에게 신성시되었으며, 재액을 물리치는 힘을 가진 것으로 여겼다. 또한 약효가 있어 위장병, 소염작용, 지혈작용, 설사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재로 알려져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수리취떡」 본문 중
풀잎 색의 곱고 향기로운 수리취 가루로 만든 수리취떡은 대표적인 단오절식 중 하나다. 단옷날을 다른 말로 수릿날이라고도 하는데, 수리는 우리말의 수레를 뜻한다. 따라서 수리취떡은 수레 모양을 상징하여 수레바퀴 문양의 떡살로 찍어내는 것으로, 멥쌀가루에 액운을 물리치는 의미로 수리취 가루를 넣어 반죽한다. 수리취떡은 본래 수리취 가루를 사용하지만, 재료를 구하기가 어렵다면 쑥 가루로도 비슷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다.
구절판의 식기는 주로 옻칠을 하고 자개를 박아 다양한 문양으로 아름답게 만든 목공예품으로, 최근에는 도자기나 유리·플라스틱·은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구절판은 주안상이나 다과상에도 이용되고 있다. 주안상에는 생률·호두·은행·대추·잣·땅콩·곶감 등의 마른안주를 담고, 다과상에는 각종 강정·정과·다식·숙실과 등을 색을 맞추어 담는다. 특히 이것을 건구절판이라고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구절판(九節板)) 본문 중
한식 쌈 구절판은 아홉 칸 목기에 아홉 가지 재료를 담은 한국 고유 음식으로, 궁실이나 반가에서 유두절의 시절식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구절판은 둘레의 여덟 칸에 여덟 가지 재료를 담고, 가운데 둥근 칸에 밀전병을 담아 음식을 골고루 집어 밀전병에 싸서 먹는 음식이다. 이 레시피는 구절판에서 고기를 생략하고, 밀전병 대신 집 근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만두피를 활용한 방법이다.
- <어쩌면 이미 알다시미, 세시풍속 vol.1 원형들> 中
- ‘도전! 동그란 절기음식’ ⓒ 2022,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